오랜 세월 관행으로 굳어진 고용세습

  • 기사입력 2018.12.31 15:06
  • 기자명 김문규 발행인
발행인 김문규
발행인 김문규

  고용세습 문제의 심각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고용세습이란 말 그대로 조상의 직위를 자자손손 이어받는 것이다. 고용세습이란 능력위주의 선발이 아닌 인맥위주의 선발을 말한다. 이를 통해서 입사한 직원들은 공무원세계나 기업체나 마찬가지로 업무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관이나 상사가 동료의 자녀에게 엄한 질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무원과 공기업, 대기업 모두 발전 없이 정체되는 것은 뻔하다. 옛 왕정시대에는 작위세습도 있었고 백성의 신분계급도 한번 굳어지면 대대로 세습 돼 신분상승을 할 수 없었다.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고용세습의 전신이다.
  고용세습은 공무원이나 공기업, 대기업 등 고용이 있는 사회전반에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기업의 고용이 노조원의 자녀나 친척에게로 이어지고 있어 일반응시자들의 기회가 박탈당하고 있다. 이런 채용비리는 기회의 불평등이라는 측면에서 일반응시자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0년 전 현대자동차에 응시할 때 보다 달라진 것은 없다. 고용세습이 더 늘어났다. 이 시점에서 고용세습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교통공사노조 민노총과 한국노총산하 양대 노조가 파업절차에 들어갔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된 후 첫 파업이다.

  문제는 예년과 달리 1∼8개호선이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한 서울지하철 이용객들의 불편이 엄청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다행히 임금협상이 타결되어 파업은 접었지만 추위에 많은 지하철 이용객이 불편을 겪었을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고용세습 문제와 천문학적인 적자운행을 해오고 있는 서울지하철공사 양대 노조가 또 임금인상을 놓고 시민을 볼모로 협상을 벌인다는 것은 절대 이해불가 현상이다.

  지금 서민들은 추위와 불경기에 맞닥뜨려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서울교통공사를 향한 눈길은 싸늘하다. 현대차 노조는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귀족노조다. 이곳에도 고용세습이 심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시행해온 정년퇴직자와 25년 장기근속자에 대한 특혜 조항을 없애기로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합의했다고 한다. 고용세습이 가장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던 기업의 환골탈태를 응원한다. 앞으로는 투명한 체용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각처에 만연해있는 고용세습관례는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권력자의 자녀가 아버지의 직위를 세습받는데서 부터 시작되었다. 멀리 올라갈 필요도 없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만 봐도 알 수 있다.
  세무서에도 과장급공무원의 자녀나 친인척이 채용되었고, 전매청도 과장 친인척이 채용되고 있었다.
  특히 행정직공무원 세계는 더욱 심했다. 과장, 실·국장의 친인척, 지금은 기초의원까지 합세해 그들의 입김이 아니면 계약직도 운전기사도 채용 되지 않는 기막힌 사실도 시민들은 알고 있다.

  보수정권에서 못 다루었던 고용세습 비리를 이 정권에서 해결해줄 것을 믿으며 마음으로 힘을 실어준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국가의 주축인 일반국민의 자녀가 국가공무원이 되고 공기업에 취업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였다. 앞으로 취준생들이 희망을 갖도록 과감히 고용세습을 타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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