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더불어 산다는 것
[수필] 더불어 산다는 것
  • 靑山 배혜주
  • 승인 2019.04.0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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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혜주(경력) - 안동출생 - 경북대학교 졸업 - 대구문인협회 회원 - 대구수필가협회 회원 - 영남예술인협회 이사 - 수필미학문학회 회원 - (주)영신에프엔에스 이사(경산 남천면 소재) (수상) - 영남문학 문학상 등 8회 (저서) - 머물렀던 순간들, 눈길 머문곳 - 두 번째 피는 꽃
(경력) - 안동출생
- 경북대학교 졸업
- 대구문인협회 회원
- 대구수필가협회 회원
- 영남예술인협회 이사
- 수필미학문학회 회원
- (주)영신에프엔에스 이사(경산 남천면 소재)
(수상) - 영남문학 문학상 등 8회
(저서) - 머물렀던 순간들, 눈길 머문곳
- 두 번째 피는 꽃

  같이 하면아름답다.
  하늘의 별도 홀로 떨어진 것을 보면 왠지 외로워 보이고, 무리지어 있으면 아름답다. 물속의 고기도 그렇다. 하늘을 나는 새도 예외는 아니다. 군무를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것이 하늘이거나 땅이거나, 식물이든 동물이든, 천지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가 그렇다. 말복을 하루 앞둔 8월 연꽃으로 이름값 하고 있는 청도 유등지를 찾았다. 안개가 게으름을 피우는지 오후가 되었는데도 멀리남산에서부터 낮게 드리운 채 일어날 기미가 없다. 아무도 들어주는 이가 없는데도 들판에는 이름 모를 벌레들의 여름 음악회가 끝날 줄 모른다. 
  유등지 안에는 자색연이 수줍게 피어있고 파란 잎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한 듯 정겹기까지 하다. 함께하면 저리도 아름답게 보인다. 못 둑에는 입술을 다물지 못한 달맞이꽃이 바람에 한들거리고  한삼 넝쿨은 사방으로 여린 손을 뻗어나간다. 무리 속에서 갈퀴나물은 답답한지 허우적거리고, 빈터만 있으면 주저앉아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개망초 의 고함소리도 들린다. 쑥대, 강아지풀, 바랭이, 망초 등도 서로 자신이 잘났다며 영역을 넓히려 한다.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늘 싸움이 있고 화해도 있다. 싸움이 길어지면 바람이 살랑살랑 싸움을 말린다. 그러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온몸을 서로 비비고 하무(夏舞)에 젖는다. 자연의 정겨움이고 창조주이 섭리이다.
  하지만 각자 도생의 본성만 난무할 뿐 더불어 살아가는 맛은 느끼지 못한다. 자기애에 빠져 있는 그들은 찾는 이도 없고, 눈길은 주는 이도 없어 외로움에 몸서리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못 둑을 산책하는 구경꾼은 예쁘다며 탄성을 지른다. 유등지를 매운 연꽃에만 눈길을 줄뿐 흩어져 각자 도생하는 잡초들에는 관심조차 없다. 도리어 발에 밟히고 보기 흉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유는 무리지어 힘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스모스도 하나둘 떨어져 홀로피면 그리 예쁘지 않다. 달맞이꽃도 맥문동도 따로따로 필 때는 찾아주는 이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 꽃을 피우면 사람들은 그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잡초도 동종끼리 뭉쳐서 살고 그들만의 꽃을 피우면 사람들은 거기에는 관심을 가진다.
  생명체는 무리를 지어 살아야만 생존할 수 있고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춤도 혼자 추는 것 보다 함께 어우러진 춤이 더 정겹다. 천수만 철새의 날갯짓도 집단 군무가 더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한여름을 울어 대는 매미소리도 한두 마리의 울음보다 이곳저곳 서로 울어줄 때 여름이란 계절에 빠져들게 된다.
  유등지 안쪽에는 연꽃들이 어깨를 기댄 채 더불어 살아가고 못 둑 밖으로는 잡초들이 서 홀로 파로 있으니 둑길을 걷는 사람들의 시선이 가는 곳은 못 안의 연꽃뿐이고 더불어 살아가지 않는 잡초들의 어깨 위로는 외로움만 걸쳐있다.
  어느8월 오후 연 밭에 들렀다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뒤돌아본다. 나는 누구와 어떻게 어울리고 있는지? 강가나 들판에 홀로 핀 잡초 같은 인생은 아닌지? 연꽃 만발한 유등지 둑길에서 어리석은 질문을 던지고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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