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아

한때 소는 농가에서 총체적 재산이었다.

  • 기사입력 2021.01.03 22:20
  • 기자명 시인/설봉 전무웅

   신축(辛丑)은 육십갑자의 서른여덟째 말한다.
  소는 인간에게 의로운 짐승으로 일만 한다.
  인간의 먹이사슬로 영양식을 제공하고 가죽은 일상생활의 용구(用具)를 남기는 기특한 짐승이다.
  옛적, 시골장(날)에 곤두레 만두레 취한 주인영감님을 그 먼길을 달구지(수레)에 싣고 집까지 무사히왔다는 전설(傳說)과 호랑이를 만난 주인을 위해 사투 끝에 주인을 극적으로 구했다는 구전(口傳)처럼 소는 우둔해도 주인을 위해 충성하는 짐승이다.

  여름철은 아이들이 들톀에서 소가 풀을 뜯고 집으로 올 때는 소등에 타고 카우보이처럼 으시대기도 했고 심술궂은 아이들은 소를 강물로 몰아 소꼬리를 잡고 물장구도 치고 낄낄대며 장난도 쳤다.
  소는 우둔해도 지혜가 있고 민첩해서 넘어진 사람은 절대 밟지않는 영특한 동물이다.

  습관도 풍습도 시류(時流)에 따라 변하듯 농촌도 경운기와 트렉터의 출현으로 소가 논갈고 쟁기끌고 밭갈이 하는 농촌의 전경은 보기 힘들다.
  농기구가 닫지않는 산간벽지와 오지에는 있을지...
  지금은 소들이 우사에서 인공사료와 건초를 먹고 살을 찌워 도살장에서 일생을 마친다.

  신축년을 맞이하여 창궐(猖獗rampancy)하는 코로나를 조속히 퇴치(退治)시켜 물가상승으로 불안에 허득이는 일손 놓은 실업자들이 소처럼 묵묵히 일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신축년 암침에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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