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둥지
- 달성습지 -
김미경
낮달을 띄워놓고
그렇게 갈 일이다
어스러기 슬몃 열어
주머니도 게워놓고
늑골에 대소쿠리 하나
걸머메고 갈 일이다
찬연한 햇살이
따라와도 좋겠다
등짝 치는 장대비
떠밀려도 좋겠다
따오기 깡마른 발목
적셔주는 그곳은
안개비 눈 가리면
왕버들 주장짚고
늪 빠진 헛발일랑
갈대로 짚신 삼아
둘레길 낮달 붉도록
그렇게 갈 일이다
- 전국시조공모전 장원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