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ㆍ자인단오제 개막을 기다리며

  • 기사입력 2016.05.29 17:15
  • 최종수정 2016.05.30 18:55
  • 기자명 정재학


객원논설위원ㆍ칼럼니스트
정재학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을 맞아 제39회 경산ㆍ자인단오제가 내달 6월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원효대사·설총선생·일연선사 3성현이 태어나신 경산 자인 계정숲 일원과 남산 인흥리 삼성현역사공원 일대에서 성대하고 알차게 펼쳐진다.

  설날·한식·한가위 추석과 함께 우리 겨레의 4대명절의 하나인 단오는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하다는 음력 5월 5일로 예로부터 수릿날이라고도 불려왔다. 농경시대 때는 가장 중요한 농사인 모내기를 거의 마치고 약간의 휴식을 취하는 시점으로 쑥떡을 해 나눠먹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뛰기·씨름·탈춤·굿판 등 다양하고 흥겨운 민속놀이를 즐겨왔다.

  올해 단오제행사는 2014년의 세월호사건과 2015년의 메르스사태로 2년간 중단되었다가 열리는 탓에 지역시민들과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관심과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것 같다.

  신라시대 이후 자인현 주민들의 지역수호신인 한장군을 추모하고 주민간의 화합행사로 전승되어 왔다는 경산-자인단오제는 그 주요 구성행사에서부터 타지역의 여느 단오제를 압도한다. 원효성사다례제·일연선사탄신대제와 가장행렬행사인 호장장군행렬을 필두로 해서 한장군대제, 한사당고유제, 여원무, 단오굿, 팔광대놀이, 계정들소리, 전국농악대축제, 전통의 경산-자인단오 씨름대회, 그네뛰기대회, 민속놀이 체험·창포머리감기 체험 등 30여 가지의 체험행사, 자인단오음악제, 국악한마당, 송신제 그리고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위한 백일장, 미술대회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행사들이 매년 사나흘간 펼쳐진다.

  자인단오제의 으뜸행사로서 신라시대 당시 지역주민을 괴롭히던 왜적을 누이와 함께 섬멸하였다는 한장군을 기리는 여원무(1969년 전국민속경연대회 국무총리상 수상)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 대부분의 타지역에서 전래되어오는 5광대놀이와는 달리 자인단오에는 8광대놀이(1988년 문화공보부장관상 수상)가 있다.

  1998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계정들소리는 1년 농사를 모찌는소리·모심는소리·논매는소리·보리타작소리·들지신밟는소리 등 11가지의 소리마당으로 구성하여, 6명의 앞소리꾼의 선창과 24명의 뒷소리꾼들의 농사시연과 후렴으로 이루어진다. 1998년 대통령상 수상 당시 모두 60~70대의 남녀 노인 여섯 분들이 앞소리꾼을 맡아 번갈아 가며 11마당 소리를 뛰어난 가창실력으로 구성지게 불러 심사위원들이 공연 끝까지 눈을 돌리지 못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그 후 2005년에 경상북도지정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었다.

  한장군과 그 누이를 모시는 사당이 진량읍 당곡·현내리와 용성면 가척·대종리 그리고 자인면 원당리 등에 5개가 현재까지 남아있는데, 한사당고유제는 올해 당곡리를 제외한 4곳의 사당에서 단오알리기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이들 사당이 있는 마을에서는 매년 동제 또는 당제라 불리는 제사를 지내고 있어, 이로 미루어 한장군과 그 누이는 설화 속의 인물이 아니라 실존인물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와 단오보존회측의 주장이다.

  호장장군행렬은 단오날 아침 한사당으로 제사를 지내러 가는 제관들의 가장행렬을 말한다. 신라시대 장산현으로 불렸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장산자사명기를 선두로 청룡기·백호기·영기·농기 등 형형색색의 수십 가지 깃발을 앞세우고 호장·사령·군노·풍물패 등 수 많은 인원과 말, 여원화관 등이 참여하여 장관을 이루며 가두행진을 하는 것인데, 올해 5월 대구시 동성로에서 개최되었던 ‘2016컬러풀대구‘축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렇게 뜻 깊고 의미있는 행사에는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 바, 자인전통시장 주변에는 이름난 한우전문·국수전문·돼지찌개전문 등의 맛집 식당들이 즐비하다. 돔베기와 간칼치로 유명한 자인전통시장의 상인회에서는 6월8일 자인장날부터 12일까지 5일간 모든 품목의 대할인행사를 갖는다며 지금 준비가 한창인 모습이다. 그 외에도 푸드트럭페스티벌이 계정숲주차장에서 열려 18대의 푸드트럭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고, 숲 일대 곳곳의 난전에서는 국수와 부추전·막걸리 등을 즐길 수 있다.

  경산시에서는 단오제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계정숲입구의 경산시농업기술센터와 삼성현역사공원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경산ㆍ자인단오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구성내용과 질적인 면에서는 최고의 행사로서 손색이 없다. 그 위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질서의식, 쓰레기·오물 등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깨끗하게 처리하는 공중도덕 그리고 외부관광객을 배려하는 친절한 시민의식 등이 더해지면 경산ㆍ자인단오제가 명실상부한 전국 으뜸단오제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많은 예산이 소요되고 수많은 인원이 동원되는 행사인 만큼 경산시와 행사를 주관하는 단오보존회측은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주기를 바란다. 나아가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 시민여러분들의 SNS를 통한 홍보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전국에 나가있는 출향인사들이 애향심과 문화적 자긍심을 가지도록 그들에게도 적극 알리고 초청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더운 날씨에 구슬땀을 흘리며 행사준비에 여념이 없으시는 모든 행사참가자 및 관계자, 단오제보존회원 그리고 경산시청 담당자 분들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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