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청량산 하늘 다리

  • 기사입력 2020.02.28 10:57
  • 기자명 송학 김시종
송학 김 시 종 문단 약력아호 松鶴 김시종ㆍ《영남문학》영남문학 신인상 수필 등단, 제50회 민족통일 문예대전공모전에 대구광역시 협의회 회장 상 수상, 《한국경찰문학》발전 유공 수상.ㆍ 시집『봄의지열』(1958년)ㆍ 영남문학 대외 협력이사, 수필과 지성, 이후문학 동인,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이사, 국제 펜 한국본부 대구 회원, 한국경찰문학회 대구, 경북지회장.
송학 김 시 종
ㆍ《영남문학》영남문학 신인상 수필 등단
ㆍ제50회 민족통일 문예대전공모전에 대구광역시 협의회 회장 상 수상
ㆍ《한국경찰문학》발전 유공 수상
ㆍ시집『봄의지열』(1958년)
ㆍ영남문학 대외 협력이사, 수필과 지성, 이후문학 동인,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이사, 국제 펜 한국본부 대구 회원,
한국경찰문학회 대구, 경북지회장.

  산천은 생동감이 넘치나 말이 없다.
  단지 바람 같은 물소리와 산새의 울음만이 산천의 적막감을 깨뜨릴 뿐이다. 청명 곡우 때가 되면 산야는 연초록 물감으로 가득하다. 봄바람도 계절에 따라 훈훈하고 상쾌한 향기를 느끼게 된다. 봄을 즐기며 산행하기가 좋은 시기다.

  지금은 농촌 놀이 문화도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된다. 농번기가 끝나면 농민들은 찧은 피로감과 휴식을 즐기기 위해 관광지를 찾아 음률에 맞추어 춤을 즐기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문화도 찾기 어렵다.

  오직 산행을 통하여 명성 고적지를 찾아 기암괴석과 자연 속의 풍광을 즐기는 놀이 문화를 즐기는가 싶다. 이제는 농촌도 노령화되었고, 젊은이는 생업을 위해 도시로 떠났다, 놀이 문화를 주도할 사람도 없는 듯하다. 산행을 통한 삶의 즐거움과 건강관리에 심취하는 모습이 절실해 보인다.

  경북 봉화에는 청량산이 있다. 연화봉 아래 산 가장자리에 청량사가 있으며 사찰을 둘려선 장인봉(870m) 외 11개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져 낙동강을 굽이 살피는 듯하다.

  청량사는 연화봉 기슭 한가운데 연꽃처럼 둘러쳐진 자리에 있는 청량하고 고귀한 사찰이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 후 송광사의 법장 고봉 스님에 의해 중창된 고찰이기도 하다. 청량사는 여러 전설(傳說)도 많다.

  원효대사가 수도를 위해 머물렀던 응진전과 우물을 파 즐겨 마셨다는 원효정이 있고,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의상대가 있다. 그 뒤로는 거대한 금탑봉이 병풍처럼 돌렸다, 아래로는 천 길 낭떠러지 바위가 마치 9층으로 이러진 금탑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물을 마신 뒤 총명해졌다고 하여 총명수가 있으며, 응진전은 고려 말 노국공주가 16나한상을 모시고 기도로 정진한 곳이기도 했었다. 청량 폭포에서 공원 관리소로 가는 길목에 퇴계 선생 시비도 보게 된다.

  청량사를 지나 가파른 급경사 산길을 오르다 보면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한 청량산 하늘 다리를 볼 수 있다. 해발 800m 위치에 설치된 다리로서 국내 산악 현수교로서 가장 길고 높은 다리로 100여 명이 동시에 건너도 안전상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길이 90m 높이 70m 넓이 1, 5m로 1년간의 공사 기간을 지나 2008년 5월에 준공된 산악 현수교이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불어올 때는 하늘 다리가 출렁거리기도 한다.

  청량산의 하늘 다리가 준공된 후 많은 사람이 산악 현수교를 구경하기 위해 찾았다. 심지어 주차장에 버스가 주차할 장소가 없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하였다.

  청량산은 태백산에서 갈려 일월산의 서남쪽 지점에 우뚝 솟은 신령한 산으로 봉화군 재산면 남면리, 명호면 북곡리, 안동시 도산면, 예안면과 접경을 이룬 도립공원이다. 예부터 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산으로 전남 영광의 월출산, 경북 청송의 주왕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기악(奇嶽)으로 알려져 있다.

  산의 암석은 변성 암류와 퇴적 암류로 되어 있는데 퇴적 암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청량산은 주세붕이 명명한 열두 봉우리를 주축으로 하고 있고 태백산 황지에서 발원(發源)한 낙동강이 산의 웅장한 절벽을 끼고 유유히 흘러 산봉우리마다 숱한 신화와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산이다. 이 산은 1894년 갑오개혁 이전까지는 안동에 속해 있다가 1895년 행정구역 개편 시 봉화군에 속하게 되었다.

  나는 산이 좋아 청량산을 2회에 긍하여 산행한 바 있었다. 공직 생활을 마치고 청마 산악회를 통한 청량산을 일주한 바 있었다. 산행 출발지인 입석에서 응진전, 김생굴, 자소봉, 탁필봉, 연적봉, 자란봉, 하늘 다리, 선학봉, 청량산의 가장 높은 주봉인 장인봉의 철 사다리를 타고 정상을 정복한 것이 어제 같으나 벌써 20 수년이 지난 옛이야기가 되었다.

  그 후 청량산의 하늘 다리가 자란봉과 선학봉을 잇는 산악 현수교가 설치된 후 대구 경우 산악회의 옛 동지들과 청량산 산행에 동참했다. 짧은 코스를 선택하여 청량사를 거쳐 연화봉으로 가는 지름길을 선택했었다. 연화봉에서 내려다본 청량산 기슭을 굽이굽이 돌아가는 낙동강 강물의 풍광을 즐기며 계곡에서 올라오는 신선한 바람에 피로한 몸을 추스르며 일행과 더불어 환담을 한 시절이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의 한 토막이 되고 말았다.

  매월 4주 차 토요일이 되면 산행 안내 문자와 경우 카페 게시판에 자세한 홍보와 산행에 참여할 명단이 올라온다. 지금까지 이십 수년간 산행을 통한 건강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양 다리의 연골이 달아 조심스럽기도 해진다. 산행에 참여하면 항상 정상을 오르다 보니 다리의 연골에 무리가 왔나 보다. 지금은 산행지를 선별하고 있다. 어쩌다 정상을 갔다 오면 무릎의 연골 문제로 정형외과를 찾은 것이 일상화되고 보니 의사는 평지는 걷더라도 산행을 자제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별문제가 없었으나 나이가 늘어 가고 보니 자성(自省)하는 마음으로 가벼운 운동과 연골 영양 주사약으로 대처하기도 한답니다. 봉화 청량산은 산세가 너무나 아름답다. 지금쯤 단풍에 물든 청량산 풍광을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설렌다. 산천을 곱게 물든 단풍 물결이 민물처럼 밀리어와 가슴에 수채화를 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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