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문화와 행복경제 이야기

  • 기사입력 2022.08.09 18:51
  • 기자명 대구대학교 명예교수_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  천  익

  인간의 행복은 문화와 경제라는 두 가지 개념에 의해서 잘 실현되어져 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인 삶과 풍요한 경제는 구체적인 행복실현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문화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또한 삶의 중심에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존재라고 애기할 때, 행복의 내면에는 문화라는 개념이 항시적으로 포함되어야 함을 말한다. 문화의 享受는 행복의 수준과 질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된다. 인류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자연 상태에서 인간의 의식체계인 문화를 가미하면서 삶의 질을 개선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의식체계는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삶의 편리성과 합리성의 가치를 기준으로 문화의 추구형태를 분석해 보면, 문화는 眞·善·美 그리고 聖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다듬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이 같은 인류적 가치들이 보다 고차적인 욕구인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도덕과 인간본성이 문화예술을 통해서 조화롭게 투영되는 모습을 인류역사는 높이 평가해 왔다. 그래서 인류사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富의 추구와 기나긴 문화가치의 추구가 함께 유지되어 온 역사라고 볼 수도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역사적 의의를 지닌 다양한 문화적 유산들은 그 시대의 가치와 인간의 정신세계를 표현해 온 값진 결과들이며, 이를 통해 행복실현의 이상을 성취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행복을 실현함에 있어서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문화적 욕구와 그 지향성이 특별하다는 점이다. 이성적 판단으로 참되고, 착하고, 아름답고, 성스러움을 추구하는 가운데서 참된 행복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인간의 삶을 통해서 얻은 결과이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문화적 가치를 실현하고 추구함으로써 보다 고차적인 행복감을 성취해 나간다. 동서고금의 위대한 예술품이며 지적자산인 문화유산들은 모두가 문화적 욕구를 추구해온 인간의 삶의 모습들이다. 어느 시대나 인간은 행복실현의 절대적인 부분을 문화적 욕구의 실현으로 채워왔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소득이 오르면 오를수록,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는 증가하며, 문화적 욕구의 실현은 고차적인 행복을 향수하는 삶의 모습과 직결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소득증가와 늘어나는 레저시간을 문화를 소비하고 생산하는 데 할애하고 싶어 한다. 이를테면 소득과 여가가 늘어나면, 품위 있는 미술전시회나 음악회를 즐기고 싶어 하고, 문학적 행사나 고급 레져 프로그램을 향수할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 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행복실현의 절대적인 비중이 문화와 관련된 부분임은 이미 실증되고 있다. 이제 문화는 인간생활의 일상이 되어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인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도 문화적 컨셉이나 컨텐츠는 필수 부분이 되었다. 문화적 감각이 경제와 행복의 질과 수준을 결정한다. 또한 문화적 감각이 한 나라의 경제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제 문화는 모든 산업과 개인적인 삶의 성패를 결정지우는 시대가 되었다. 모든 상품에 문화적 부분이 체화 되어야 하며, 기업은 문화적인 소양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 개인의 삶에도 문화적인 소양이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미치며, 삶의 질을 결정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모든 상품의 생산이나 소비에도 문화적 요소는 필수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문화가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취업이나 사회생활에도 문화적 자질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점점 더 높아가고 있는데 그 결정적인 요인은 한국의 문화수준이 가져온 결과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스포츠 속에서의 예술성과 BTS의 세계적인 인기, 국산영화의 세계영화계 속의 위상강화, IT를 비롯한 문화적 소양과 기술로 무장된 한국의 반도체 및 전자기술 수준에는 문화강국 코리아의 수월성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고, 그것이 21세기 어드반스드 코리아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의 21세기를 맞이하여 한국인들이 가진 문화적 수월성이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선도해가고, 그것이 한국의 부와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 문화는 이제 개인 행복실현의 필수분야가 되었고, 국가사회는 문화적 컨텐츠를 여하히 관리 발전시키느냐가 나라의 명운을 결정짓는 시대가 되었다. 

  문화는 이제 경제와 대립되는 개념에서 경제와 공생·협조하는 시대가 되었다. 문화에도 경제논리를 적용하면, 문화는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문화적 경쟁력은 그 자체가 국가적 경쟁력과 직결되고, 산업 및 경제적 경쟁력과도 연결되고 있다. 요즘 신세대들은 상품을 선택할 때도 디자인을 중요시 한다. 상품선택의 중요 요인으로 스마트한 디자인을 들고 있다.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하게 일하고, 스마트한 문화를 즐기는 스마트문화 세대이다. 스마트폰은 이제 폰이 아닌 종합 개인 생활문화의 소통장이 되고 있다. 문화 소통을 하며, 음악과 미술, 스포츠, 게임을 즐기며 쇼핑과 비즈니스를 함께 한다. 오늘날 스마트폰은 복합생활문화의 실현장이다. 종합적인 생활문화를 즐기면서 일도 하고, 인생의 궁극적 가치인 행복을 실현해 나간다. 그들은 문화를 소비하며 창출하는 문화와 경제가 공생하는 시대에 지금 살고 있다.

  인류발전의 역사적 과정을 보면, 인류는 자연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문화 친화적인 모습으로 생활양식이 변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문화는 경제와 공존하는 형태로 바뀌어 왔다. 본래 문화는 인간의 정서나 감정에 바탕을 두며, 경제는 인간의 합리성과 실증성에 근거하지만, 이제 문화와 경제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가 되었다. 1960년대부터 등장한 공공경제학이 문화를 경제학의 영역에 들어오게 했다. 인간의 삶의 질적인 측면을 들여다보는 문화와 인간의 삶의 물량적 측면을 다루는 경제학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가 발전하던 시대에 문화도 발전했다. 오늘날 시장자본주의가 세계화를 선도하는 상황에서 문화는 경제적인 측면을 도외시하고는 도저히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21세기는 지구촌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고 문화생활을 향수하는 고급문화소비 시대이다. 따라서 문화와 경제를 고려하지 않는 행복은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바로 21세기이다. 보편적인 문화의 생산과 소비를 통해서 경제적 풍요를 이루는 문화적 행복경제 실현을 위한 국가사회의 전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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