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경제이야기_[27].봄의 교훈과 행복경제 이야기 

  • 기사입력 2023.03.13 22:10
  • 기자명 대구대학교 명예교수_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_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_박천익

  봄은 생명의 계절이자 희망의 계절이머, 구원의 계절이다. 산야의 눈과 얼음이 녹고, 묵은 풀더미를 뚫고 새싹이 돋아나는 생명의 봄을 차분히 성찰하는 순간이면, 천지의 섭리에 잔잔한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봄은 잠자던 생명을 깨워 대지를 축복의 땅으로 변화시킨다. 긴 겨울 잠자던 생명을 불현듯이 일으켜 세우는 봄은 위대하다. 생명은 그 무엇보다도 세상을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드는 최고의 존재요 지구촌의 보배이다. 

  만일 지구촌에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가상해 보라. 한없이 황량한 황무지 같은 지구촌의 허망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생명은 그 무엇보다도 귀한 것이다. 생명이 있기에 사랑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으며, 지구촌의 영화가 있는 것이다. 그 무엇 보다도 생명은 귀하고 위대한 존재이다. 생명이 왜 귀하고 가치로운 것인가를 묻는 질문은 愚問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없는 지구를 생각해 보는 것으로 간략하게 답을 대신할  수가 있다고 본다.

  일찌기 유심사관의 철학이나 종교는 생명의 존재의 근원을 사랑에 두었다. 이 우주의 본성에는 사랑의 기운이 존재하며, 그 결실이 곧 생명으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주의 본성에 사랑의 유무에 관한 논의는 인간의 이성으로 판단하기 쉽지 않는 믿음의 문제일 수도 있다.  어째튼 실존적인 자연의 질서는 봄이 생명을 일깨우고 싹 틔우게 한다. 땅에는 풀잎이 돋아나고 나무에는 잎이 피는 시절이 봄이다. 봄은 만물에 생명력을 주어 자연을 번성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생명이 본성대로 살아서 존재하는 지구촌은 그 자체로서 축복이다. 그래서 봄은 귀하고 생명적 가치는 모든 것에 우선한다.

  봄은 귀한 생명을 싹트게 하는 계절이다. 봄은 따뜻한 햇살과 습도를 주어 겨우내 땅속에서 죽은 듯이  잠자던 생명들을 일깨워, 새싹을 만들고 자연의 이치를 따라 생명 그 본성의 임무를 다하게 한다. 생명을 키우는 힘과 에너지는 빛과 습도 그리고 적당한 온도이다. 빛이 있어도 따뜻한 열이 충족되지 않거나 수분인 습도가 적절치 않으면 생명은 생존과 성장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열이 주는 따뜻함과 수분이 주는 촉촉함이 없이는 생명은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은 섭씨 36.5도의 따뜻한 체온을 유지해야만 건강을 유지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수가 있다. 적당한 온도는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요건이다. 그럼에도 지난 겨울은 유별나게 추웠고 또한 그 추위의 기간이 길었다. 한 때 기상전문가들은 올 3월말까지도 추위는 계속될 것이라는 놀라운 기상예보를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기상 장기예보는 자주 틀려왔지만, 올해도 멋지게 틀려서 아주 다행하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 겨울은 가득이나 힘든 세상을 날씨가 추워 한층 더 고통스럽게 했다. 전대미문의 3년이 넘는 코로나19의 고통에다, 물가가 오르고 유류를 비롯한 에너지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생활비가 현저하게 증가해서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이 많은 겨울이었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은 서민들은 생계를 꾸려 나가기가 힘들었다. 온 국민들의 생활이 전체적으로 열악하고 행복지수도 낮아 졌다. 

  근래에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GNI가 작년보다 7.7%하락하여 32,661달러로 낮아졌다. 실제로 국민들이 느끼는 생활환경은 최근 5년간은 대다수 국민들이 불만족이 큰 상황이 되었다. 2022년 세계행복지수 조사에서도 조사대상국 146개국 중 한국은 59위로 아직 북구의 행복국가들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행복 수준 중위국의 나라로 공인 받고 있는 셈이다. 

  물가가 오르고 생활여건이 어려워지면, 가장 고통스런 계층이 경제적 약자들이다. 추위를 견디기 위한 난방을 충분히 할 수가 없고, 추위를 피할 거주조건의 개선이나 편이적인 방편들을 마련할 수가 없다. 경제적 취약계층에게 추위는 설상가상인 셈이다. 부유층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어 어느 정도까지는 防寒을 위한 방편들을 마련할 수가 있지만, 서민들은 그렇게 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봄은 특히 가난한자에게 겨울의 고통을 피하게 해주는 자연의 시혜인 셈이다. 봄이 되면 날씨가 따뜻하여 난방비를 줄일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다방면으로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가 있다. 여가시간이나 야외활동에서도 추위 부담없이 삶을 가볍게 즐기기가 용이하고, 건강관리도 겨울에 비하면 훨씬 쉬운편이다. 봄은 개인적인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추위에 움츠렸던 마음을 부담없이 풀 수 있는 계절이다. 봄은 생활패턴을 전환시켜 저비용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봄은 기다림의 계절이다. 특히 지난해 처럼 추위가 강하고 길면 더욱 봄은 기다려진다. 올해의 봄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많은 기다림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흔히 겨울은 구속과 암울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 동안 지구촌은 누구나 할것 없이 참으로 오랜기간을 일상이 단절된 생활을 해왔다. 만남과 이동이 제약되었고, 모든 생활이 제약의 룰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런 환경에서 경제도 위축되고 국민소득은 되례 감소하는 환경에서 암울한 겨울을 보낸 것이다. 

  특히 지난해는 국내의 경제환경 때문에 우울한 국민이 많았다. 생활물가가 오르고 실질소득은 오히려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 고금리로 은행에 돈을 빌려 집을 산 영끌 젊은 세대들에게는 참으로 춥고 암울한 겨울이었다. 돈은  눈물을 모른다고 했듯이, 경제에는 자비심이 없다. 세계의 자본주의 강국들은 모두가 자국의 이익에 냉혹하고, 냉정한 시장의 룰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그러나 이 시장의 룰 보다 더 나쁜 정치의 룰이 가끔씩 경제를 혼란시키기도 한다. 난세 일수록 국가든 개인이든 자본주의 경제의 작동원리를 잘 알고 순리를 지켜야 행복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이든 국가이든 중요과제들을 처리할 때는 봄날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역사와 민족의 장래를 바르게 헤아리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현란한 제스추어에 흔들리지 말고,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꿰뚫는 지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새 봄은 새로운 생각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출발의 시기이다. 실타래처럼 얽힌 혼란한 정보와 지식을 봄날의 기운처럼 차분한 마음으로 분석하여 따뜻한 문제의 본질을 잘 성찰하고, 얻어진 결정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슬기로운 처술이 필요한 때이다. 급할 수록 천천히 가라고 했다. 개인이든 국가이든 현명한 성찰로 개인과 국가의 온전한 행복경제를 실현하는데 봄날의 슬기를 배워 효율적인 선택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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