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사는 법] (사)경산자인단오제 보존회 최종규(76) 회장의 향토사랑

세계문화유산과 경산자인단오제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

  • 기사입력 2023.07.12 15:44
  • 기자명 김종국 기자
▲ 최종규 회장(76,)과 인터뷰 장면
▲ 최종규 회장(76,)과 인터뷰 장면

  (사)경산자인단오제 보존회 최종규(76) 회장은 경북 경산시 자인면 읍천리가 고향이다.

  그의 본관(本貫)은 양천최씨(陽川崔氏)로, 그가 사는 자인면 읍천리는 자연부락 상 1~2구로 나뉘어 있으며, 최 회장이 사는 읍천 2구는 전체 호수가 18가구로 이 중 16가구가 양천최씨로, 사실상 자인면 읍천리가 자인면 지역에 양천최씨 집성촌(集姓村)이기도 하다. 

  최 회장과 김해김씨 부인 사이 슬하(膝下)에는 토목기술자로 서울 유명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1남을 두었다.

  그는 20대에 청운(靑雲)의 꿈을 꾸고 경북 포항시에 소재한 ㈜제철화학에 공채로 입사한 창립 멤버로, 1960년대 조국 근대화와 우리나라 제철화학 공업기지 건설사업의 산증인(證人)이기도 하다.

  1990년, 그는 불혹(不惑)의 나이인 40대 초반에 이르러 탄탄한 평생직장을 그만두고 갑자기 고향 읍천리로 귀향(歸鄕)할 것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저는 10남매 중 넷째입니다. 막상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포항으로 뛰어가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였지만, 항상 제 머릿속에는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님 생각뿐이었습니다.”

  최종규 회장은 어릴 때부터 형제간 우애(友愛)가 돈독하였고, 특히 홀로 계신 어머니에 대한 효심(孝心)이 남달랐던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결심으로 한치 주저함도 없이 가솔(家率)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와 40대 초반부터 농사꾼이 되었다. 

  농사일이라면 벼농사, 밭농사, 과수 등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마을에 선배 농사꾼들을 찾아 품앗이로 농사일을 배웠고, 지금은 수천 평에 과수원을 일군 전문 농사꾼이 되었다.

  그는 주업인 농사일 외에도 마을 이장, 자인면 이장협의회장, 경산자인단오제 감사, 8년에 걸친 자인농협 이사직을 거쳐온 토박이 자인 사람이다.

  오늘은 그를 통해 지난 2월 1일 (사)경산자인단오제 보존회장직에 취임한 속사정과 그의 취임 소감, 그리고 앞으로 『최종규호』가 끌어나갈 경산자인단오제의 비전을 들어보고자 한다. 

▲ 도천산과 버들지 (기존의 저수지 상단의 소류지 활용방안 강구)
▲ 도천산과 버들지 (기존의 저수지 상단의 소류지 활용방안 강구)

  먼저 자인지역 단오 문화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저는 농사꾼이지만, 항상 우리 고장 전통문화에 많은 애정을 가져왔고, 특히 저희 마을에 연접한 도천산(到天山)과 자인의 옛 선현들의 지역과 나라 사랑에 대한 우국충정(憂國衷情)에 흠모(欽慕)하여 왔습니다.”라고 피력하고, 그는 취임 소감에 덧붙여 경산자인단오가 강원도의 강릉 단오보다 훨씬 역사성이 있음에도 이전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 이에 포함되지 못한 점에 대하여, 당시 경산자인단오제 감사직에 재임하였던 사람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었다는 소회(所懷)와 함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각오를 밝히면서 문화 당국과 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하여 먼저, 이전 심사(審査)에 걸림돌이 되었던 영신의례(迎神儀禮) 발상지(發祥地)를 보다 구체화하면서 이에 전승 통로를 학계 전문가의 자문 등을 통하여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재구(再究)하는 방안을 강구(講究)할 것이라는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덧붙여 한 장군(將軍)과 관련한 자인면 도천산(到天山)은 해발 261, 1m의 비교적 야트막한 야산(野山)이지만, 그 권역이 진량읍 남부지역과 경계하는 위수면적(位數面積)이 넓은 편에 속한다는 점과 지명(地名) 또한 ‘도천(到天)’이라, 이는 예부터 ‘하늘에 이른다’라는 어원(語源)으로, 즉, 하늘과 소통(疏通)하는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농민(農民)들에게는 대한(大旱)이 들 때마다 천신(天神)을 받들었던 기우단(祈雨壇)이 있었을 가능성 등을 미루어, 이는 곧 자인면민들에게는 신성시되는 진산(鎭山)이었다는 점을 부언(附言)하기도 했다.

▲ 2023년 음력 5월 5일 한묘대제 봉행 
▲ 2023년 음력 5월 5일 한묘대제 봉행 

  둘째, 한 장군과 도천산과의 관계에 대하여,

  여기에 한 장군 신앙(信仰)이 발단될 시기 또한 통일신라 후기로, 신라(新羅)가 후백제(後百濟)의 침입 등으로 혼란하였던 시기에 당시 자인현이 압량주(押梁州) 권역으로, 구 자인현역(慈仁縣域)에 미치는 영향 또한 미미하였을 가능성 또한 없지 않았을 것으로 보아, 당시 자인현민에게는 느닷없이 침입한 왜구(倭寇)들의 도천산(到天山) 정상의 웅거(雄據)는 하나의 신역(神域)에 도전하고 양민(良民)을 수탈(收奪)하는 행위로, 목숨을 건 항쟁(抗爭)이 요구되었던 것으로 본다면서, 여기에 목숨을 건 한 장군과 오누이, 그리고 의병(義兵)에 봉기(蜂起)한 자인현민들의 용기(勇氣)는 우리가 받들어야 할 위대한 선인들의 업적(業績)이라 강조하였다.

  최 회장은 또 이러한 한 장군과 자인현민의 향토 사랑과 우국충정(憂國衷情)이 곧 오늘날까지 자인이란 지명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결속(結束)된 옛 자인 인의 의지(意志)가 아닌가 싶다면서, 비록 이를 추모하는 축제가 5월 5일 단오(端午) 세시(歲時) 속에 장군 신앙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이는 곧 자인인 만이 연면히 이어온 전통(傳統)이요, 민속(民俗)이라 강조하였다. 

  최종규 회장이 기획한 2023년 경산자인단오제 축제(祝祭) 또한 이러한 최 회장의 의지와 기획력이 강하게 묻어나 있다.

  이를 요약하면, 

  먼저 한묘 대제에 대한 범 시민적 관심과 청소년들의 공감대 형성이라 지적하면서, 대제 홀기(笏記)나 영신사(迎神辭)를 국역으로 쉬게 풀이해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재임 중 실천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의지 표명하였다. 

  다음으로 한 장군 설화의 발원지(發源地)인 도천산 아래 버들지의 복원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방안을 전문가와 자인면민들의 의견을 수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 밖에도 계정 숲 입구에 조성된 증 판서 한 장군 묘역에 대한 대내외적인 인식 제고를 위하여 이 일대를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우국충정의 수련도장으로 가꾸어 나가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각계의 관심을 주문하였다.

  특히 취임 첫해에 열리는 경산자인단오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이례적으로 마지막 날인 6월 24일 끝 프로그램에 ‘살판, 놀판, 즐길판 DJ한판 놀이마당’을 기획, 여기에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참여 마당을 할애하고, 대신 종래답습(從來踏襲) 적인 유명 가수 초청 가요공연을 과감히 폐지함으로 부임 첫 행사부터 무언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지는 최 회장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아무리 바빠도 바늘 등에 실을 매어 바느질할 수 없듯이 돌다리도 두들겨 보며 건넌다는 심정으로 급히 서두는 것보다는 차분하게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지금부터라도 더 적극적인 자세로 경산자인단오제의 참모습을 전승(傳承) 보전(保全)할 수 있는 지혜(智慧)와 기획(企劃), 그리고 아이디어를 기대하면서, 모쪼록 『최종규회장호』가 순항(順航)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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