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 기사입력 2023.09.19 10:10
  • 기자명 향원 김정곤
향원 김정곤
향원 김정곤

살다보면

살다보면
무심코 길을 걷다 넘어지기도 하고
살다보면
고드름이 땅에서 솟구치기도 하고
살다보면
새똘에 얼굴을 맞기도 한다

어디 물이 원하는 곳으로만 흐르던가
바람따라 구름따라 무심히 흐른다
햇살이 늘 따갑기만 하던가
천둥번개가 태풍을 몰고 오고
삭풍에 눈보라가 치기도 한다

살다보면
사랑했던 남에게서 또 다른 사랑을 배우고

살다보면
뒷통수를 치고 달아난 친구가 스승이
되기도 한다

시냇물이 강물이 되고
강물이 바닷물이 되듯
새봄이 오면 낙엽이 꽃이 되듯

살다보면 그렇게 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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