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아래서
김 종 호
등나무 아래 서니
콧등에 와서 앉는
주저리 아삼삼한
풋내 나는 꽃향기가
옛 추억 한자락 떠와
닫힌 가슴 풀어 헤친다
첫여름 맑은 바람
그리움 머문 자리
더벅머리 머슴아이
두툼한 검정고무신
그때 그 한마디 언어
잊혀질까 가슴죄고
꼿등굴에 매달아 둔
소녀의 기도문을
한번쯤 되새겨 볼
말문하나 안 내주고
세월에 사그라져서
소지燒紙로도 못쓰겠다.
- 약 력 -
대구문학 등단
시집 : ≪못다 부른 노래를≫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문인화 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