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 돼지가 날다
겨울바람이 나뭇잎을 날려보낸다
담장 넘어엔 노을타는 냄새가 난다
헐벗은 나무가지 끝에 서서
까마득히 멀어진 따스함을 찾아
날 수 없는 날개짖으로 꿈을 찾아 파닥인다
햇살이 긴 혀바닥으로 겨울을 쓰윽쓰윽 햝아버리는 날
열손가락 넘게 달린 분홍빛 젖무덤을 헤치고
눈박고 코박고 파고드는 새끼돼지들
선한 눈빛으로 아낌없이 내어주는 엄마돼지
펄펄 끓는 가슴에 묻어둔
돼지의 꿈과 희망과 행복을
기해년 행운의 돼지가
나에게 너에게 모두에게
날려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