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경제이야기 [33]. 핵오염수 해양배출과 행복경제 이야기

  • 기사입력 2023.08.13 08:13
  • 기자명 대구대학교 명예교수_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천익

  2011년 3월 강도 9.0의 대지진의 결과로 강력한 쓰나미가 일본 동해안 후쿠시마 핵시설을 강타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1, 2 ,3, 4, 5호기가 차례로 폭발했다. 핵오염수가 근해로 쏟아졌고, 이 때 배출된 핵방사선 누출량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 리틀보이가 방출한 핵방사선량의 170배에 달하며, 핵사고 위험등급 중 사상 최고 수준인 7등급에 속한다고 당시 일본 정부는 밝혔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핵오염수를 더 이상 보관할 장소가 없으니 해양배출 해야겠다고 IAEA(국제원자력연구소)에 오염수 검사를 의뢰했고, 얼마전 최종보고서가 나왔다.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수치로 공식적인 합격점을 받았다. 일본으로서는 핵 오염수를 해수 폐기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지하 2500m에 희석처리 할경우 6조 9천억원, 지하에 콘크리트로 고체화 할 경우 2조 5천억 원, 수증기분리처리 1조 원, 공중분해 3천억 원, 해양 방류 시 300억 원이 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우리나라 정부와 여당의 태도는 참으로 우유부단하고, 방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이 이번에 IAEA에 핵오염수 시료로 보낸 물은 후쿠시마에 있는 핵오염수 탱크내의 상층부 맑은 물을 떠서 시험수로 보낸 것이다. 이미 정식으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테스트를 위해 1차, 2차, 3차에 걸쳐 시료분석이 예정되어 있어 3차까지 테스트 결과가 나오려면 올해 연말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이 올해 8월에 오염수를 방출하겠다고 하며 날짜를 당겨, 급히 1000톤의 오염수 탱크 상층부의 맑은 물을 떠서 시료로 보낸 것이다. 

  국제원자력연구소의 최근의 행동 역시 자뭇 국민들의 우려를 낳게 한다. 너무 원자력 친화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IAEA 의 설립 목적도 그렇지만, IAEA 는 1957년 원래 원자탄을 만들던 곳이다. 근래에 이르러는 원자력의 경제적 이용을 위해 핵발전소로 전향하였다. 핵 발전을 통하여 인류발전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미국이 주도하여 운영하는 기구이다. 핵 발전을 사용하는 모든 나라로부터 IAEA는 분담금을 받는다. 분담금을 제일 많이 내는 미국은 25%이상을 낸다. 중국이 14%, 일본 8%~12%, 한국은 2.5%를 납부한다. 그러므로 IAEA(국제원자력연구소)는 미국이 중심적으로 운영하는 국제원자력연구소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의사가 중요하며, 미국은 원자력 여론의 중심이 된다. 원자력을 많이 이용하는 미국, 일본, 한국은 모두 원자력 친화국인 셈이다. 그래서 이들 국가들은 모두 되도록 원자력에 대하여 긍정적이다. 이러다 보니 행복경제의 실현이나 쾌적한 환경의 유지라는 측면은 등한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7월 9일 KBS는 추적 60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배출 임박'특별방송을 한 적이 있다. 직접 후쿠시마 현 현장에 가서 피복기준을 테스트 했다. 핵시설 5km의 거리는 피복기준 13배~37배로 높아졌다. 과연 일본은 후쿠시마 핵발전소를 얼마나 철저하게 운영하고 있을까가 궁금했다. 취재진은 방호복을 입고 현장을 다니며. 세세한 취재를 했다. 원자력전문가, 도쿄전기 직원, 현장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질의응답하며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시설 운영상태 등을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들어났다. 

  첫째, 도쿄전기의 관료주의와 불성실성이다. 

  도쿄전기는 그 동안 몇번의 원자력발전소 관리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체 정보공개도 하지 않았으며, 성능미달의 장비나 기능상 문제가 있는 시설도 보완ㆍ교체하지 않은 채 무책임한 경영을 해왔다는 것이다. 2012년 핵누출사고에 대해서도 5년후에 사과하는 불성실한 자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오염수 배출시 주민들에게 반드시 협의를 하겠다고 해 놓고 정보의 공개도 일언반구의 협의도 않는다.

  둘째, 최근인 2021년 후쿠시마 연해에서 표집한 물고기들은 기준치의 5~200배의 세슘 등 방사선 오염이 체내에 잔류되어 있었음에도 일본은 이를 숨기고 있다. 또한 원자력 학자들은 삼중수소 HTO외에 OBT 즉, 유기결합형 3중수소 얘기를 않고 있다.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결합형 삼중수소의 존재에 대해서 눈감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ALPS (다핵종제거장치)를 통과해도 72% 핵잔류물은 남는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음에도 정직하게 얘기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은 사실상 내년 아오모리 로카쇼 핵재처리공장 핵오염수 처리를 위한 전초작업이라는 얘기가 있다. 즉 내년 아오모리 핵발전소 시설에서 배출되는 오염수의 방사능 방출량은 약 1조 8천억 베크랠로 후쿠시마의 15배가 넘는다는 것이다. 실로 엄청난 핵오염수의 해양 배출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이번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배출로 삼중수소를 비롯한 핵 오염수 배출 문제가 잘 해결되어야 내년의 아오모리 핵오염수를 무난히 처리할 수 있기에 서둘러 그 준비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일본의 핵오염수 폐기에 대하여 IAEA 의 최종보고서 결과만 보고 미온적 태도로 수수방관하는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 정부의 자세가 황당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 85%가 일본의 핵 오염수 폐수를 반대하는데 오히려 야당과 시민단체의 오염수 폐기 반대 시위를 비난하는 자세는 참으로 어이가 없다.

  정치의 목적은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데 있지 않는가? 미국을 비롯한 일본과 한국의 원자력 정책은 지나치게 단기적인 핵발전의 경제적 이익에만 집착한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물론 원자력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은 적지 않다. 그러나 지구촌의 선진국들이 환경과 건강문제를 생각하면 경제의 운용에도 인간의 장기적인 행복문제를 고려햐야 한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구촌 환경을 생각하는 원자력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제 인류의 행복문제에 기후환경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은 인간의 삶을 행복의 길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촌 곳곳이 환경과 기후변화로 고통을 겪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낮 기온이 47도, 중동의 낮 기온이 50도를 넘어서고, 남북극의 얼음이 녹는 등,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수해 피해 역시 기후와 환경변화 이상이 빚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오래 전인 1970년 로마 클럽회의를 비롯한 1992년 브라질 리우회의, 1997년 교토 의정서, 2015년 파리협상, 2022년 스웨덴 스톡홀롬회의 50주년 기념행사, 등 수많은 회의에서 우리는 지구촌의 환경을 지키고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무수한 세계환경협약과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촌의 환경문제는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이 우선 지구환경을 책임져야 할 선진국들이 환경협약과 룰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배출 문제는 지구촌 환경보존 차원에서도 엄격하게 다루어져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각국들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지구촌의 수많은 핵발전 시설들이 모두 핵오염수를 해양 배출한다면 향후 바다는 어떻게 되겠는가? 세계는 핵발전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은 만큼 핵폐기물이나 핵오염수의 처리에 비용부담을 아까워하지 말고 엄정한 관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배출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저지되어야 한다. 일본은 이번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배출을 눈 감아 주면, 내년에는 아오모리 핵시설 오염수 배출로 후쿠시마의 15배 이상의 방사선을 오염수를 바다로 배출시킬 것이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시기에 우리가 현재 금지하고 있는 후쿠시마 연해 8곳의 수산물 수입금지를 당장 해제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그때도 우리나라는 쉽게 일본에게 백기를 들것이다. 

  건강한 생태환경을 지키는 것이 인간의 참행복을 보장하는 최선의 정책임을 아는 정치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진정한 행복은 경제와 삶의 질이 조화되는 최적의 삶을 도출하는 곳에서 존재하며, 이제 우리의 행복은 단순한 물량주의 경제논리서 벗어나 환경적 삶의 질을 높이는데서 얻어진다고 본다. 깨끗한 환경관리가 최우선이 되는 인간주의 경제학, 즉 행복경제학이 재구축되어야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행복경제학이 지구촌의 새로운 경제개념으로 자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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